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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림시장 한복골목

당신은 어느 세월의 길목에 접어드는가.

늘 지나는 시장 길이다. 딱히 이 골목을 들어갈 일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누군가와 숨바꼭질하듯 술래의 눈에 보이지 않는 깊숙한 곳으로 빨려들어 가는 기분으로 경남은행 부림지점 옆 골목 길을 들어섰다.

 

▲ 한복 골목길의 낡은 간판

 

오래된 세월의 모습이 하나하나 보인다.

골목 오른쪽 하늘색 대문 위 오래된 투박한 옹기 하나가 마을입구를 지키는 장승같이 떡하니 지키고 있다. 그리고 바로 한복이란 간판이 보이는 집들이 보인다. 전화번호 역시 두 자리다(그 이전부터 있었지만 아마 그땐 전화가 없었을 것이다).

 

 

▲ 장승같이 골목길을 지키고 있는 장독

그리고 살짝 돌아서는 골목 벽에 밤새 누군가가 여기서 인생의 고달픈 마음을 소주 한 병으로 달랬는지 빈병이 덩그러니 서 있다..

그 이는 분명 외로웠으리라.

깜깜한 동굴 속에서 길을 찾지 못해 헤매이다가 털썩 주저앉은 한탄의 술이었으리라.

중년이 마시는 소주 한 병은 술이 아니라, 인생을 마시는 것이다고 한 글 귀가 생각난다.

▲ 누군가의 시름을 달래줬을 소주

 

다시 꺾어진 골목을 들어서니 오른쪽 벽에 낡은 흑벽이 눈에 보이고 이 골목에서 놀았을

그 누군가의 사랑 낙서가 웃음을 자아낸다.

 그리고 다시 오랜 세월이 눅눅히 내려 앉은 반쯤 열린 황갈색 대문 안마당.
마치 엄마 품 같이 활짝 가슴을 열고 있는 것 같았다.

이곳은 능소화꽃이 활짝 피는,,그리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창동예술촌골목을 누비고 홍보하고,,,마산창동사랑에 흠뻑빠진,,,최근,"마산사랑음악사랑의" 책을 내신  

정영숙 선생님댁입니다.

 

   누구는 누구를 사랑한다고 흔적을 남겨두었다.   다시 이 곳을 찾아와서 보면 변함없는 마음이될까..ㅎㅎ

  

△ 정영숙선생님의 자택.. 이골목의 대부분이 정영숙선생님의 지분이다.. 

 

▲ 댓돌 위에 올려놓은 정겨운 신발, 아마도 한복을 주문한 손님이 찾아온 듯 한다.

 

문 칸 방 앞에는 두 켤레의 신발이 놓여있다.

아낙네들의 수다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어진 총총히 어깨를 나누고 있는 낮은 집들마다 한복집 이름이 나란히 줄지어 있다.

 

신기하다.. 오래된 이 골목들... 한복 맞춤일로 생계를 이어온 삶의 사람들, 이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만이 이 골목을 드나들고 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골목이겠지만 시장이 사라지지 않는 한..골목속 한복이야기는 이어질것이다

 

▲ 한복 골목에 들어선 풍경

 

                 ▲ 은하수 한복, 비교적 최근에 간판을 단 것 같네요.

   ▲ 보안등... 참 오래된 물건이죠?

▲ 크로바 한복네 저 창문 달린 방은 누구네 방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