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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 가게 이야기/밥 집

창동 뒷 골목 삼도집


 

창동 뒷골목 삼도집

도시에 해가 어스럼진다.
배가 출출하고 소주 한 잔이 그리워 발길을 돌려
창동 뒷골목을 지나치다보면 고기 굽는 냄새가 진하다.
삼도집
1977년,
가게 문을 연지도 벌써 30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과히
삼겹살집의 최고령이 아닌가 싶다.

생 삼겹살이 대중화되기 전인 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삼겹살은 대부분 이렇게 구워 먹었다.
사각 틀 안에 호일을 깔고 살짝 문질러 준 다음 한쪽 모서리에
젓가락이나 이쑤시개로 구멍을 뚫었다.
얇게 썬 냉동삼겹살을 잘 달궈진 호일 위에 올리면 빨갛던 삼겹살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
삼겹살에서 나오는 기름은 구멍으로 흘러서 밑에 받쳐둔
소주잔이나 물 컵에 금새 가득 찼다.


하얀 접시위에 돌돌말린 삼겹살이 수북하다.

얇은 고기는 불판위에 올리자 치이익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금세 노릇노릇하게 익어가기
시작한다.
소주 한 잔 입에 틀어넣고 삼겹살 한 점 양념장에 찍어 입에 넣자
 몇 번 씹을 틈도 없이 입에 살살 녹아 내린다.

이러한 풍경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옛 정취를 느껴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그렇게 어느 정도 고기를 먹고 나면 한 켠 에는
삼도집의 별미인 1년 이상 묵은 무청
묵은지와
콤콤한 냄새가 나는 청국장이 대접에 담겨 함께
불판위에서 데워지고 있는데

그 맛이 바로 이 곳을 잊지 않고 찾아드는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시절 70년대 한참 고춧가루 파동이 심할 때 ,
오히려 삼도집에서는 김치에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
다른 집과 차별화를 두었다고 하였으며
마산서 유일하게 청국장과 구수한 누룽지를 끓여 내는 별미를
처음으로 시도하였다고 귀뜸을 한다.


날이 갈수록 멋들어지고 화려한 고기구이 집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삼도집에서 풍겨내는 주인장의 훈훈한 인정과 질좋은 삼겹살,
묵은지맛은 오래도록 입맛에 남을 것임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