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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에게 띄워본 내마음의 편지


마흔 일곱해를 지나고 있는 언니가
서른 마지막 고개의 생일을 맞은 아우에게
처음으로 이렇게 편지를 써본다.

눈과 마음을 온통 황홀케 했던 봄꽃들의 잔치는 끝났고
이제는 초록빛으로 시선을 편하게
마음을 쓸어 내려주는 오월의 계절이 왔구나.

이서방과 만나 알콩달콩 사랑재미도 느껴보지 못한 채
일더미와 씨름하면서
하루도 아무 상념없이 게으름을 부려보지 못하고
흘러온 여덟해 동안의
아내 몫, 두 아이의 엄마 몫을
참 잘하고 있는 너에게
감히 박수를 보내고 싶구나

우리는 어쩌면 살아가는 남은 시간동안에
애써 만들어도 자연스럽게 할수 없는 서로의 타성 속에
여자의 가장 큰 보금자리의 친정을 곁에 두고도
엄마에게 맘편히 투정과 수다를 떨어보지도
못할 것 같은 서로의 어색한 운명들이
또아리를 튼 채
못난 딸로서 여자로서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나 역시
언니로서 제대로 기댈나무의 역할을 못해
늘 미안하기만 하구나

경미야..
아내와 엄마로서가 아닌 너 스스로의 존재감의 자긍심을 먼저
만들어 가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네가 있기에
남편이 있고 아이들이 있는거야

너에게도 멋진 삶의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기에
항상 당당하고 즐겁게
그리고
머리와 가슴을 멈추지 않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서른 마지막 잔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언제나
행복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