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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마지막 일요일에 만난 가락여행


6월 마지막 일요일 저녁이다..

날씨는 무척 습하고 더웠다.

남편과 아들에게 소극장에 공연을 보러가자고 보채 듯 하였더니

싫은 내색 이면서 어쩔 수 없이 동행하는 모습이 사뭇 즐거웠다.

예전 같아선 꿈에도 생각 못할 일인지라..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것 같다.

홀로, 혹은 가만히 있기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 습관이 묵은 지 같았기에.....

창동 예술소극장...

저녁7시 타악 퍼포먼스공연..

포스터 홍보 안내 시간에 맞추었는데 공연을 찾는 관객이 아무도 없었다.

공연 측 인쇄물에서는 8시라고 안내되었다.

7시30분에 시작하는 것으로 잠시 공지되면서

소극장 앞 에서 기다렸다.

지나는 행인들에게 “공연보고 가세요.. 곧 시작합니다.”~ 라고 건네 본다.

사람들은 “바빠서, 혹은 아이가 있어서~”어색한 듯 거절한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길석근님이 이끌어가고 있는 용인대학교 국악과 미르(타악그룹)..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관객이 없다.

우리 가족 외는.....

난타가 시작되었다...첫 번째 순서로 미르의 꿈

장구와 북이 하나 되어

캄캄한 지하 소극장에 심장이 뛰듯 느린 듯 재빠르게 숨 가쁜 리듬이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였다....

잠시 좌중을 둘러보다 공연팀과 관련 된 어느 한 사람이

서울서 여기까지 내려 온 팀들의 공연을 이렇게 끝내기에는 아쉽다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면 더 어떻겠다고 제의를 하고

바깥 거리로 나가자고 하였다..

우리는 다시 이동을 하여 창동 소극장 앞 거리에 앉았다..

실내에서 풀어내는 소리보다

역시 거리에서 지나는 행인과 함께 즐기는 연출이 더 좋았다.

어린 여학생의 단아한 모습과 고운 목소리로 판소리의 한 대목을 들려 주었고

다시 이어 신명난 가락여행을 떠났다.

장구, 쾡과리, 목탁, 무종을 울리며 다양한 변주에 흐느끼며

전통과 현대적 사물놀이의 조화를 이루는 축제의 한마당을 즐겼다.

창동 거리 문화난장..

한 여름 밤 거리에 연인과 혹은 가족과 평화롭게 느린 듯 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소리에 이끌려 찾아가는 작은 마음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면

그들은 행복함을 느낄 것이다.

창동 예술소극장과 함께 그려가는 다양한 공연들로 우리네의 가슴이

풍요롭기를 바래본다.

4월 개관이후 아직까지도 마산시민들은 소극장을 모르고 있다.

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춤,, 독립영화, 음악등 평소 함께 느껴보지 못한

다양한 문화난장들을 아직도 소수들만의 이야기로 생각하고

즐기려고 하지 않는다..

 

공연을 이끌어가고 있는 그들은

풍요로움 보다 휑한 외로움으로 어김없이 관객과 만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우리는 그들과 만나 소통하고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공연들은

여름밤 창동거리에 영화 상영.. 음악 공연등 으로 사람들이 몰려오기를 꿈꾸어 본다.

마로니에,,대학로처럼 자연스럽게 난장으로 풀어가는 거리공연으로

지역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싶다...

삭막하고 혼란한 창동거리에 벤치를 꾸며 잠시 몸을 맡기는 넉넉함과

향수 어린 맛 집에서 추억을 되새겨보는 보너스까지 던져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