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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사랑방술집 오거리

토요일 ,,

한낮의 열기가 조금씩 낮아지는 오후시간에

흥겨운 토요거리 공연을 마치고 부림 시장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번은 들러서 이 곳 이야기를 담아봐야지 싶었는데

차일피일 미루어지기도 하였고 낮 시간은 올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집으로 가는 걸음에 제대로 맘 먹고 잠시 들렀다.

 

 

붉은 실내불빛이 보이는 간판을 배경으로 바깥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누군가 날 알아채곤 밖으로 나왔다.

`아이고 간사님..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지나는 길에 창동오동동이야기에 올리보라고 사진한번 찍을라꼬 왔습니더..

혼자 소주 한병과 주인장이 내 준 삶은 감자 두 알과 고갈비 한 접시에 잔을 기울고 있었던 것이었다.

 

 

얼굴은 분명히 알겠는데,,누군지 알 수 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방송국 촬영일을 하는 이였다.

2009년때 마산MBC 활력천국 촬영할 때,,날 기억하고 있었던거이었고 프리랜서로 일하는 덕분에 kbs등 여러 일을 하고 있는..,,

어쨓던 부담없이 자연스럽게 사장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부림동 102번지 오거리.

문을 열고 들어서니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반원탁의 스탠드에 홀로 손님이 계셨다.

여기에서는 그다지 어색하지 않고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성호 66회선배였다

이 동네에서는 이리 땡기고 저리 떙기보면 왠만하면

성호 동문을 비켜가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여럿 함께 있는 술자리에서는 후배들에게 서비스 술도

잘 건네는 정겨움도 많은 게 동네, 창동술집들의 특징이다.

그러고 보니 정확한 이름을 묻지 못했다.

최사장님이라고만 알고 있다.

낯익은 사장님이지만 처음으로 정식인사를 하였다.

알고 보니,, 성호초등학교54(64) 까막득한 선배님였다.

찾아온 이유를 말했더니..

 

 

~ 찍지마소~~ 찍을 것도 없고..내가 명분이 없다.

내일 그만둘지 언제은퇴할지 기약이 없다.

찍어놓고 없어지면 안 되잖아..

자식에게 물려주실거냐고 물었더니 아들자식이 안 할려고 한다고 한다.

1966(2) 모친이 시작했고 난 82년도에 시작했다.

50년이 되어가는 긴 시간들이 이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고갔으며 그 속에 정치와 일상의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담겨져 왔다. 낯선 옆지기 손님들도 모두 이야기

동무가 되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오래전에 서성동에 mbc방송국 있을 때 ,,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았었지.

바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고..

여기는

격이 높은 곳이 아니다. 안주가 비싸고 그럴듯한 것도 없다.

퇴근 후 담소를 나누는 서민적인 공간이었다.

어머니가 해 오던 방식 그대로 하고 있다.

물론 처음에는 안주거리들을 소쿠리 채로 올려놓고 했었는데

어느 날,, 단골손님이 일본의 다찌 형식을 말하면서

주인장이 손님하고 이야기하다가 침이 튈 수도 있다는 제안과

위생, 모양새를 위해 안주들을 진열 냉장케이스를 갖추라고 권해서

지금까지 계절별 안주를 진열해 놓고 있다고 한다.

모든 안주는 5천원,, 매우 저렴하다.

요즘같이 날씨가 더운 여름은 신선한 해물이 다소

부족하지만 그래도 먹을거리는 다양한다.

겨울에는 늘 김이 오르고 있는 오뎅과 따뜻한 정종이 인기있는 곳이다.

 

 

▲손님들이 안주를 주문하면 재빠른 솜씨로 요리를 만들어낸다.

중간중간 손님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기다림의 지루함을 모르게 하는것도 전략?^

 

▲ 저녁시간 오거리의 모습.. 인적은 끊어지고 온통 주차가 거리를 차지하고있다

▲ 한낮의 오거리풍경  (부림시장C동입구(칠성슈퍼)-코아가는 길- 동서동주민센타길, 315대로길, 부림시장지하도(목물)길

 

오래앉아 있을 수가 없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짧은 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서민들이 기억하는 SINCE1966 오거리가 창동 속에

함께 하고 있어 또 하나의 장소성을 발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