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47분
띠디띠디링~~ 문자알림의 소리.
날씨 선선하고~ 도시락 싸왔나? 부림시장 김밥 묵고 싶네 . 같이 묵자
-능소화-
고교 동창이었지만 그땐 서로 얼굴만 알았을 뿐
이야기는 터놓고 지내본 기억은 없었다.
마흔에 방송대 입학을 하고 첫 수업에서 서로 만났던 벗... 언뜻 언뜻
이야기 들어보면 경남종합사회복지관 자원 활동도 하고 있고
경남여성장애인 연대에서 야학도 하고
상담공부도 하고 있는 , 삶이 무척 부지런하고 경쾌한 친구이다.
합포만의 아침에서 가끔 글을 풀어내는 솜씨도
서정적이고 정겨운 것이 어쩜 사람 겉보기하고 다른 지 몰라....
12:25분 쯤 창동사거리 사무실 앞에 까지 왔다고 하여
급히 내려갔다..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
금요일마다 창녕 자유학교 다니는 딸이 내려오기 때문에
내가 초대하는 북 카페 문화 산책,,혹은 거리공연에
함께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같이 점심이나 할까 하고 이렇게 왔다고 한다.
부림 시장 먹자골목.. 왜 골목이라고 이름을 지었을까..
오랜 시간전에는 시장 길이 좁아서 그랬을까.....
옛날부터 이 곳 먹자 골목안에는 부산 깡통시장에서 팔고 있는 외제물건들을
파는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대부분이 오랫동안 단골들이 찾아와 주고 있고
중년의 할머니들이 많은 이용을 하고 있다.
작은가게 앞 ,
팔고 있는 할머니 자리를 스쳐 지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할매 국수 집이 나타난다.
정애가 하는 말
“ 어~ 니도 여기서 사먹는 가베~~ 내사 어제 처음 왔는데 바로 이 집에서 먹었다 아이가~~ 칸다.
마침 점심 때가 되어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중년세대들이 대부분 이 곳을 즐겨 찾는 손님들인 것 같다. 혼자서 오는 사람,
손녀를 안고 친구와 오는 사람. 삼삼 오오 알록달록한 꽃가라(무늬)옷을 입은 할매들..
좁은 입구에 들어오면 각 코너별 주인들이
“ 이 쪽으로 앉으이소~~ “ 오이소~~
평소 단골가게가 없는 사람들은 기웃기웃 거리다. 퍼뜩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는다..
ㄱ자 모양, ㄷ자모양 의 작고 오밀조밀한 가게들...
뚱보식당, 은방울 식당, 지민이집, 일번집, 진주집, 남이식당,
오뚜기 분식, 할매국수,,,이름도 제각기 다양하다.
옹기종기 놓인 의자에 먼저 앉아 버리는게 마음편하다..
혼자 와도 주방과 마주 하니 남들에게 뒷 모습만 보이게 되니
시선을 마주 칠 부담감이 없어 좋고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빠른 손 놀림의 주인 아줌마랑
함께 이야기도 주고 받을 수 있어 편한 먹거리 공간이다..
능소화랑 나도 친숙한 할매 국수집에 앉았다. 바로 옆 의자에 두 아줌마가 앉는다.
한 아줌마는 돌박이가 안 된 손녀를 데리고 왔다.
진한 매르치(멸치) 국물과 정구지(부추)나물이 듬뿍담긴 따뜻한 물국수와 우동이 나왔다. 어떤 아줌마가 아이를 무릎팍에 앉힌 모습을 보고
“ 아이고 ~ 얼라(아이)는 이리 주보이소 ~ 먹을 동안 내가 봐 주께~~
오데예~ 얼라도 배고파서 미이야(먹여야) 되예~~
어린 애기는 하얀 우동가락을 오물오물 쪼오옥 잘도 받아 먹는다.
오고가는 정겨운 말들에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젊은이들은 상상도 못할 공간일 수 도 있다. 그 옛날,엄마들이 즐겨찾던 공간,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그 맛이 그리워 오늘도 사람들은 먹자골목을 쉴 새 없이 드나든다. 전통시장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언제나
사람냄새가 나고 손 맛 깊은 정겨운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