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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 가게 이야기

6.25떡볶이를 아시나요?


6.25떡볶이, 부림동46-7번지.
부림시장 먹자골목에 들어서면, 커다란 원형 팬에 바쁘게 주걱을 이리저리 저어가며 보글보글 끓어내는 정겨운 풍경이 여러 곳 있다.

그중에서 6.25떡볶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곳은 언제나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손님들로 가득하다. 가게를 들어서면 벽면 사방에는 온통 낙서가 한바탕 그려져 있다.

누구누구가 언제 여길 왔다갔다는 메모와 맛있게 먹었다는 인사말, 친구들의 우정 이야기등 다양한 얘기가 가득히 실어져 있다. 

조금은 특이한 상호를 가진 6.25떡볶이란 이름은 1980년 노점에서 처음으로 가게를 시작하였을 때 제일 첫 손님이 지어준 이름이라고 한다.

그 당시 연탄화덕에 큰 후라이팬을 올려놓고 목욕탕 앉은뱅이를 의자로 대신하여 그 주위를 빙 둘러 앉아서 뜨거움도 아랑곳 하지 않고 후후 불어대며 매콤하고 달짝한 그 맛에 그 곳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여학생들의 먹거리를 사로잡는데는 아주 그만이었다. 그리고 화분 받침대에 받쳐서 먹었던 특이한 모습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주인 아줌마의 바쁜 손놀림 중에도 지난 시절의 웃음거리를 소개를 부탁하였더니, 손님들 입으로 전해져 통하는 먹자골목만의 유별난 별칭들이 다양했었다고 한다. 1980년대 당시 처음으로 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되었던 간염이었다. 

간염 떡볶이, 쪼그리 떡볶이, 목욕탕 떡볶이, 화분 떡볶이 아세요?

여럿이 한군데 어울려 먹는 것을 괜시리 꺼려했을 분위기들이었지만, 한 후라이팬에 이사람 저사람 숟가락을 넣어 먹으면서 입으로 넣었던 숟가락이 오가고 하면서 간염을 옮기는데 직빵이었다 하여 간염 떡볶이라고 불렀으며, 쪼그리고 앉아서 먹어야만 했던 모습들을 일컬어 쪼그리 떡볶이, 도란도란 목욕탕 의자에 앉아서 먹었다 하여 목욕탕 떡볶이,그리고 지금도 그대로 이어져 가고 있는 화분 받침대로 사용했던 하얀 그릇에 담아 주었다고 하여 화분 떡볶이라고도 하였다. 



어느 누구든 먹자골목의 떡볶이를 먹으러 갈때면 이러한 별칭을 앞질러서 삼삼오오 찾아들 왔었다고 하면서, 주문을 하는 손님에 따라 재밌는 떡볶이가 불러줬었다고 한다. 그리고 짖궂은 남자손님들은 쫄볶이를 먹는 아가씨들의 짧은 스커트 속 속옷이 보일랑 말랑 했기에 호기심에 더욱 비스듬히 누워서 먹기도 했다고 하니 상상만 해도 참으로 우스꽝스런 풍경이 아닐수 없다. 

그리고 얼마나 맛있게 먹느라 정신이 없었으면 오랜 시간 앉아서 먹다가 연타가스 마시고 뒤로 넘어가 버린 사람, 그당시 상당히 비쌌던 오리털파카를 입었던 손님 중에는 떡볶이를 먹느라고 정신이 팔려 파카 옷을 태워 낭패를 보기도 하였다고 하니, 과히 별나고도 웃음거리가 다양한 이야기가 가득한 6.25떡볶이가 아닐 수 없다. 

뭐라고 불러 주어도 좋다.
이렇게 오후나절, 간식거리가 생각날 때, 매콤달콤한 떡볶이가 그만인 것을.. 

아지매~~~쫄볶이 2인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