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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일보 이동욱기자의 소극장이야기 모음....


[소극장 없는 마산](중) 왜 소극장인가?
무대의 떨림까지 전달 '관객과 하나 된다'
2009년 01월 07일 (수) 이동욱 기자 ldo32@idomin.com
   
 
  극단 객석과 무대의 <레전드 오브 타짜>(오른쪽)와 소극장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 /이동욱 기자  
 
소극장은 연극인의 꿈이 모이는 곳이다.

일본 연극평론가 니시도 고진은 <소극장은 몰락하였는가>(2000)에서 "소극장은 순수연극의 정신과 모습을 진솔하게 보이는 공간이자 현대 연극 생성의 산실"이라고 주장했다.

애초 소극장이 생긴 시기에는 흥행 위주로 짜인 상업 극장에 반발하면서 반(反)자본적 의미를 담았다. 하지만, 이제 그 의미를 넘어 공연 예술의 밑바탕이자 다양한 문화 활동을 이루는 출발선 등을 뜻한다.

1980년대 후반 마산에 3~4개 소극장으로 활기에 차 있었을 당시는 지역 예술 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지금은 3·15 아트센터 소극장이나 마산MBC홀 등이 무대 공간이 되고 있는데, 이는 예전에 존재했던 소극장과는 개념이 판이하다.

극장의 크기·활용도·접근성은 물론 일상적인 만남이 계속되는지도 다르다. 소극장은 장기 공연이 가능하기에 일상 가까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 문화적 향수를 충족해주는 기초 문화 공간으로서 소극장의 필요성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객석과 '친밀한 소통' 큰 장점 장기공연으로 젊은 배우들 성장
행정 지원책·다양한 기획 필요 소극장도 새로운 전형 만들어야


◇소극장이 살길이다 = 1990년대 중반 이후 여러 작품이 대형화·상업화의 길을 걷게 되면서 소극장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소극장 객석이 넘쳐났을 때와 다른 상황에 예술계는 자기반성을 낳게 된다. 또 최근 어려운 경제 상황과 맞물려 공연예술계 한 쪽에서 소극장 뮤지컬·오페라 등 소규모화로 나아가고 있기도 하다.

'연극사랑 창원아트홀'을 운영하는 천영훈 대표(극단 미소)는 "대극장 공연은 이벤트성이 짙다"며 "공간이 있으면 배우 홀로 연습을 통해 무대에 익숙해지고, 장기 공연으로 관객과 만남을 지속하는 등 젊은 배우들도 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마산 극단 객석과 무대(대표 문종근)는 2007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마산-창동-다문화 소극장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모두 세 작품(<일생패궐> <레전드 오브 석수탕> <레전드 오브 타짜>)을 공연했다. 소극장 장기 공연이 가능한 작품임에도 창원(창원아트홀) 또는 마산MBC홀에서 관객과 만났다.

문종근 대표는 "지역 예술인이나 시민들에게 알릴 필요성을 느껴 시작했는데, 마산 관객과는 한두 번밖에 만나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 프로젝트도 실패했다"면서 "한편으로 창신대 연극영화과·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지역에 머물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가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소극장과 같은 인프라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내 연극 동아리를 10여 년간 맡아온 무학여고 조범규 교사는 "관객과 무대의 친밀한 커뮤니케이션이 소극장 공연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관심있는 학생들조차도 작품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 자체가 없는 게 마산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소극장도 변해야 산다 = 2007년 도내 소극장 연합체인 경남소극장연합회가 작품 공유 또는 단체 교류 등으로 질적 향상을 꾀하고, 소극장의 활로를 찾고자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소극장은 지역 내 문화 거점으로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며 "행정적 지원책을 끌어내고 지역 주민 관심도 받는 다양한 사업을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소극장연합회 장창석 회장(극단 벅수골 대표)은 "지금 민간단체에서 운영되는 소극장은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소극장이 사라지면 운영 단체의 생사마저 좌우된다"며 "이 문제에 대한 해법과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관객 계발을 저버리는 태도도 고치고 낙후된 시설 등도 개선하면서 소극장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소극장이 신선한 형태의 예술을 발굴하는 장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마산예총 정연규 사무국장은 "소극장은 연극인들 사이에 자생력의 상징이었다. 그런 공간이 무너져 지금은 외부 기금이나 지원만 기다리는 처지로 뒤바뀌게 됐다"며 "육성으로 떨리는 소리까지 들리며 예술적 교감이 이뤄지는 장소인 소극장이 대형 작품만 갖춘 구태의연한 지역 예술의 현실을 뚫고, 관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인적 자원을 키우는 동시에 그 안에서 창작이 일어나 자체적으로 전승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소극장 역사와 현 추세를 뒤좇는 게 아니라 소극장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그 때문이다. 기존 소극장의 문제점과 태생적 한계 등을 극복하면서 소극장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박승규 경남연극협회장은 "소극장 연극에 중점을 두는 일은 올해 경남연극협회 숙원 사업 중 하나"라며 "지자체가 나서 소극장 같은 예술 운영기반을 지원하고 예술인들은 힘을 모아 소극장 콘서트·뮤지컬·연극·무용·출판기념회 등을 선보이면, 예술 기획도 자연스레 가능해지고 지역 문화예술도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극장 없는 마산](상)소극장 잃어버린 4년
자본 압박 못이겨 역사의 뒤안길로
2009년 01월 05일 (월) 이동욱 기자 ldo32@idomin.com
   
 
  마산 현대 연극의 요람이라고 불리던 '세림상가'(마산중부경찰서 맞은편)는 철거로 그 자취를 감췄다. 지금은 그 터에 새 건물이 들어서 있다.

 
 
소극장 하나 없이 마산 예술은 4년이라는 세월을 지나왔다. 그간 연극인을 비롯한 많은 예술인이 자연스레 대극장 공연에 천착해갔고, 관객들도 공연을 다양한 형태로 경험할 수 없게 됐다.

연극뿐 아니라 모든 무대 예술의 기반은 소극장과 연습실 등 가장 기초적인 공간에서 출발해 만들어진다. 마산 예술의 디딤돌을 마련하고, 지역 문화의 구심점을 되찾는다는 의미에서 소극장과 같은 공간은 뼈대 있는 기반이자 좀 더 명확한 대안이라는 주장을 들어봤다.

1997년 옛 세림상가서 <물고기 축제> 마지막 작품
극단, 대극장 공연 연명…지역 관객과 유대감 잃어


◇다시 더듬는 소극장의 자취 = 마산 소극장 역사가 뒤안길로 사라진 건 마산중부경찰서 맞은편에 있던 옛 '세림상가'가 철거되면서다. 마산 현대 연극의 요람이라고 불리던 '세림상가'였기에 그 의미는 남달랐다.

세림상가에 있던 극단 마산 전용소극장은 1997년 12월 28일 <물고기 축제>(작 유미리·연출 문종근)를 마지막 작품으로 문을 닫았다. 이후 2000년 11월 창단한 극단 객석과 무대(대표 문종근)가 2004년 4월 세림상가에 남아 있던 3·4층 터에서 소극장 운동을 해나갔다.

문종근 대표는 강상길 연출가와 함께 소극장 운동을 펼치면서 기존 공간을 활용했다. 문 대표는 "<택시 드리벌> <행복한 가족> 등이 무대에 올랐는데, 당시 작품이 재밌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객들도 있을 만큼 호응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소극장을 살리려는 시도는 잇따랐다. 두 차례 시도 가운데 극단 객석과 무대 전용소극장에 앞서 '공작소(공동작업소의 줄임말)'가 있었다.

2003년 12월 신세계백화점 마산점 맞은편 성주빌딩 지하에 당시 배우·연출가로 활동했던 김민기 씨를 주역으로 소극장 '공작소'가 생겨 소극장 활성화를 엿봤다. 김민기 씨는 "일종의 작업 공간 개념이었는데, 6개월간 공연을 지속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소극장 시대 부활의 움직임에도 두 극장은 재정 압박으로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는다. 결국, '공작소'와 극단 객석과 무대 전용소극장은 생긴 지 6~7개월여 만에 각각 문을 닫게 된다. 두 시도 모두 마산 예술의 부흥까지 노렸지만, 자본의 풍파로 쓴잔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03년 소극장 '공작소'가 있었던 마산 산호동 신세계백화점 맞은편 성주빌딩. 당시 건물 지하에 있던 '공작소'는 개관 후 약 6개월간 공연을 지속했다. /이동욱 기자  
 
◇4년이 남긴 숙제
= 현재 마산에는 2개 극단(극단 마산·극단 객석과 무대)이 있다. 극단 마산은 마산대우백화점 안에 사무실이 있고, 극단 객석과 무대는 산호동 옛 가야백화점 근처에 사무실과 연습실을 갖춘 상황이다. 두 극단은 소극장을 잃은 후 자연스레 대극장 공연 또는 국제연극제에 매달리게 됐다.

극단 객석과 무대 문종근 대표는 "한 해 대극장 공연 위주로 많아야 3편 정도만 무대에 올려 지역 관객과 유대감을 잃었다"고 밝혔다.

1980년대 말 불씨 소극장, 어릿광대 소극장, 극단 마산 전용소극장 등 한창일 때와 달리 관객과 소통하는 폭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소극장이 없다 보니 공연은 단발성으로 끝난다. 다른 예술 장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중요한 건 작은 공간에서라도 소통하고 발전하며, 예술이 살아있다는 가치를 최종적으로 구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소극장은 관객을 일상적으로 만나는 창구이자 지역 예술인이 스스로 알리고 역량을 키우는 장소가 된다는 주장이다. 문 대표는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까지 소극장 전성시대에는 연극뿐 아니라 무용·국악 등 다양한 장르가 소극장 무대에 올라 전반적인 문화 활성화를 이뤘다"며 "소극장은 새로운 마산 문화의 패러다임을 짜는 일이며, 해답은 다양성으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작소'를 이끌었던 김민기 씨는 "소극장은 연극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마산의 다양한 예술인들이 힘을 모으고 공감할 필요가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공의 소극장'이 그 타당성을 증명하면서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민기 씨는 "자체적으로 제작비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지원금에 의존한 나머지 소극장 유지가 안 되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자생 단체를 위한 소극장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관객을 위한 소극장이 돼야 한다. 기존 소극장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파악·개선하는 방향으로 소극장 만들기 사업이 짜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 역시 "소극장은 누구 개인의 것이 아닌 마산 문화 발전을 위한 공간"이라며 "지금은 작품과 교류하는 문화가 부족해 소극장의 필요성을 이해하기 어려운 듯하다. 꼭 소극장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소극장 없는 마산](하) 소극장으로 창동문화 구심을!
잔뜩 움츠린 창동이여∼소극장과 함께 일어나라
공연 지원비 1억여 원 확보 … 다양한 콘텐츠로 상권 활기도 기대
2009년 01월 09일 (금) 이동욱 기자 ldo32@idomin.com
마산 창동을 중심으로 소극장과 관련된 논의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올해 처음으로 이른바 '창동 거리 빈 점포 활용 공연 지원비(1억 4400만 원)'를 편성했다. 도심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마산 문화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했던 창동이 소극장 문화와 함께 살아날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소극장 같은 문화 기반이 놓이면, 창동의 자생력을 키우면서 청소년·시민 문화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가 지역 예술의 기초 문화권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고, 다양한 예술활동이 이뤄지는 소극장은 창동 상권까지 되살리는 대안으로 고민되고 있다.

   
 
  옛 메가라인 마산점 건물은 2007년 12월 문을 닫은 뒤 경매만 기다리며 아직까지 공간 활용을 하지 못한 채 방치된 상태다. 이 곳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창동 상권을 다시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동욱 기자  
 
◇예술계와 상권이 함께 사는 길
= 옛 명성을 잃었다는 볼멘소리가 잇따르면서 현재 창동은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소극장도 그 중 하나다. 그간 예술계는 소극장 없는 문화에 대해 끊임없이 의견을 냈고, 시와 예술계의 각성으로 마산에서 다시 소극장 문화를 볼 수 있게 됐다.

시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창동 거리 빈 점포 활용 공연비 보조' 명목으로 연습 또는 공연 지원비를 하루 50만 원, 주 3회씩 일정을 잡아 연간 1억 4400만 원이 확보된 상태"라며 "곧 예술계·상인회 등과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 공간을 찾고,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다. 예산은 이르면 2월부터 집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열악하게 남아 있는 빈 점포 공간에서 문화의 씨앗을 틔우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다양한 문화를 담아내는 소극장으로 상권의 활기마저 엿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산시 정쌍학 의원(보사상하수위원)은 "시험적으로 첫 단추를 끼운다는 의미다. 시, 상인회, 예술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면, 마산 문화의 중심으로 창동도 예전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며 "호응을 이끌어내고 상권이 살면 내년 지원은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창동통합상가상인회 김경년 간사는 "상품 경쟁력이 있고, 차별화된 예술은 창동 상권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 소극장 같은 공간도 마찬가지다"면서 "지역 예술인들이 연대해 소규모 공연이나 전시 등을 하는 상설 공간이 생긴다면, 그야말로 이슈다. 상권이 사는 것도 문화를 통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마산예총 정연규 사무국장은 "기본적인 계획을 생각해 보고 있다. 이후 시·상인회·예술계가 함께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설문조사로 지역 주민 의견을 묻는 등 다양한 절차와 방법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과 콘텐츠로 활기를 불어넣자 = 공연장이 생긴 이후 참신한 기획이나 다양한 콘텐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소극장을 창동 내 고정된 문화 자산으로 키워 마산 문화·창동 상권 변화의 발판이 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산의 한 예술계 관계자는 "기획이나 사업은 절대 사상누각이 되면 안 된다. 계속 키울 수 있는지 염두에 둬야 한다"며 "껍데기만 번지르르하거나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욕구와 의사를 대변해 문화 환경도 대폭 바꿔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동을 비롯한 마산 문화·상권이 변하는 데 더 큰 기대도 있다.

창동에 사는 송명종(43) 씨는 "창동이 사는 길을 찾는 건 예술인뿐 아니라 마산 시민들도 오래도록 염원했던 일"이라며 "재작년 말부터 방치된 옛 메가라인 마산점 건물 등을 활용해 사실상 지금 없는 쉼터·놀이방·공연장·영화관 등을 갖춘 다목적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산서 사라진 연극 산실 부활하려나
부흥 시도 두 극단 모두 무산…구도심 빈 점포 등 활용 제안
2009년 01월 02일 (금) 이동욱 기자 ldo32@idomin.com

   
 
  '마산-창동-다문화 소극장 만들기 프로젝트 3탄'이라는 이름으로 공연된 극단 객석과 무대 〈레전드 오브 타짜〉(왼쪽). 마산에서는 소극장이 없어 마산MBC홀에서 공연할 수 밖에 없었다. 마산 현대연극의 산실이던 '세림상가'가 새 건물로 바뀐 지 오래다. /이동욱 기자  
 
마산에 연극 전용 소극장이 사라진 지 올해로 5년째다. 도내 인구 30만이 넘으면서 소극장이 한 곳도 없는 도시는 마산이 유일하다. 한 해 몇억원 씩을 들여 20회째 국제연극제를 열고 있는 도시에 전용 소극장 하나가 없는 것이다. 

소극장은 연극인들의 땀과 열정이 묻어나는 그야말로 무대 공연의 밑바탕이다. 마산 문화의 거점이 시급하다는 볼멘소리와 지적이 잇따라 쏟아지는 가운데 다양한 예술을 담아내는 소극장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소극장을 살리자는 목소리를 담아 세 번에 걸쳐 짚어본다.

◇잃어버린 4년 = 2000년 이후 소극장을 살리려는 시도는 두 차례 있었다. 마산 현대 연극의 요람인 '세림상가' 극단 마산 전용소극장이 1997년 사라졌고, 이후 2003년 12월 신세계백화점 마산점 맞은편에 소극장 '공작소'로 부활했다. 2004년 4월 극단 객석과 무대는 마산 중부경찰서 맞은편 '세림상가'에 남아 있던 터에서 소극장 운동을 해나갔다. 하지만, 두 소극장은 재정 압박으로 생긴 지 7개월여 만에 문을 닫게 된다.

◇왜 소극장인가 = 극단 객석과 무대 문종근 대표는 "소극장은 관객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장소"라면서 "그간 대극장 위주로 공연하다 보니 지역 관객을 많이 잃게 됐다"고 밝혔다. 마산예총 정연규 사무국장은 "대형 작품 등 공연계가 겉으로는 풍성하게 보여도 속이나 기반은 부실할 수밖에 없다"며 "소극장은 예술인들에게 이상적인 공간이자 기초를 닦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소극장으로 창동 문화의 구심을 = 소극장이 놓일 적절한 곳으로 마산 창동이 거론된다. 청소년 문화를 아우르는 창동에서 다양한 예술을 담아내는 소극장이 생기면, 중심가 활기와 함께 마산 예술의 새 씨앗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석우 부마항쟁기념사업회 이사는 "창동 빈 점포나 폐 공간을 활용하면, 예술과 상권이 함께 사는 일"이라며 "예술계, 상인회, 시 공무원이 툭 터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규 경남연극협회장은 "소극장은 콘텐츠 생산의 시발로 모든 공연예술 발전의 원천"이라며 "마산시나 경남도가 예술 운영기반을 지원하는 문화공간 확충 사업을 나서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