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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잔뜩 흐린 화요일...

오전에 동창으로부터 아는 이의 연락번호를 알려주는 가운데

우연히 박동규샘의 강의를 들어보았냐며 오후4시~5시30분

창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에서 초청강연회가 있다고 살짝 제의를 해주었다.

 

저녁 수업준비가 조금 부족했던 터라 일단 확답을 못하고

사무실 일과 함께 정신없이 보내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오후가 되니 바깥에는 가을비가 굵게 내리기 시작하였다.

시간을 보니 오후 2시55분....

 

사무실속의  북적거림에도 불구하고 틈새 마음은 강의를 가보고 싶다는 마음에 혹시 창원으로 출발했냐고 연락을 했더니~

명주 역시 바쁜 일과속이었지만 학교를 벗어나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창원대학까지 택시를 타고 뒤 따라 갈까,,

그냥 마음 혼란 없이 일을 마무리하고 학교 갈 준비나 할까...그러다

곧이어 사무실을 뒤로 하고 코아 앞으로 황급히 달렸다.

 

택시를 탔다..

'아저씨~창원대학교로 가입시더....차 많이 안 밀리겠지예..
만원이면 감미꺼~~

 듣고 싶은 강의가 있어 가니 시간에 맞게 들어가야 합니더..
.빠르게 좀 가주이소.....

 

육호 광장 앞까지 신호대기가 왜 그리 길던지....

가야백화점 앞 신호대에서

앞질러 출발했던 친구와 창원에 있는 친구와 연락이 되어

함께 한다는 말과 통화를 하고는 빗속을 달려갔다..

 

봉암 다리 옆으로 눈길을 돌려보니 온통 산이 가을 색으로 덥혀 있있고 바다수면이 비바람에 출렁이고 있어 내 마음의 물결처럼 느껴졌다.

택시 기사아저씨 역시

함께 강의듣고 싶다는 말씀을 하시곤 ~좋은시간되라고.....

 

창원대학교 앞.. 차속에서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즈막한 불그틱틱한 건물,,11419호..  나에겐 퍽이나 익숙한 공간...

02학번으로  다닐 적에 16번의 고개(중간. 기말고사)를 넘었던 곳..

그 새 학교입구앞도 그리고 인문관 실내도 새로운 변화의 모습이 보였다..

 

복도 창문 밖으로는 캠퍼스 안이 온통 노오랗고 붉은 가을나무들이

깊어가는 가을 색으로 나에게 시선을 멈추게 하였다..

 

강의 주제는 가치 있는 삶..

오전 10시 서울자택에서 출발하였다고..

강의 자료를 들고 다니면 똑같은 소리 하게 되기 때문에

빈손으로 와서 머릿속에 있는 것 털어놓고 가겠다고 시작의 운을 밝혔다..

 

.................문학은 정답이 없다..

삶을 해독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시 한 귀절이 주는 감동.. 감동은 영원하다..............

 

삶은 보이지 않는 것이라 어떻게 삶의 지평을 넓혀 가는 작업을 할 것인가.

나 라는 사회적 존재인 껍데기가 아닌 본질적 존재인 내부에서 출발해야 한다.

내 변화의 역사 속에서 삶을 자각하고...

나 가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하며 삶속에서 해독력을 키워야 한다..

 

1. 산다는 것에 대한 인식과 정서가 필요하다.

        생각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이다...

        행복이 뭐냐? 기쁨,, 즐거움,, 보람...

        니 가 원하는 행복이 뭔지 알어? 그래야 걸로 갈꺼 아니냐~~~..

 

아버지와  관계...어머니...할머니의 이야기를 꺼내어 조근 조근.. 울먹울먹한 듯한

목소리와 감성으로 가족과의 관계..그 속에서 전하고 있는 인식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이야기 1

간 고등어 손에 하나 쥐고 군인 제대 후 아버지 품으로 돌아오는 기차역 앞에서 사람들과 함께 섞여 나오는 아들...반가움에 미처 얼굴만 바라보게 되었는데 기차가 떠난 후 바람결에 흔들리며 한 쪽 다리를 잃고 나타난 아들의 모습을  그제서야 발견..

말 없이 냇물을 업고 건너며 아들의 평생 발이 되어주겠다는.,, 아들은 외팔의 아버지에게 평생 손이 되어주며 살아가려는....깊은 내면 속  관계...

 

이야기2

보따리를 들고 따라나선 노 할머니의 휴가철 바닷가 동행 길에서

뜨거운 뙤약볕 한 켠 솥단지 걸어 물놀이를 하고 나오는 친구 ,,식구들..

배고플까봐 쉼 없이 수제비를 뜯어 배부르게 해 주시곤

시골집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며 역으로 향한 이야기..

 

이야기3

아버지 박목월시인과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 속에 잊지 못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이야기.... 어머니 병원입원시절 건네준 꽃 한송이 이야기.. 마음 울컥했던 ,, 함께 눈물을 흘렸던 가족들과의 많은 이야기 속에서   가슴에 품고 선명한 사진 한 장 가지고 살아가는 삶이 되어야 한다고.....

 

 

2. 해보고 싶은 것이 뭐야? 소유냐 존재냐..

 물질의 지배에 끊임없이 쫒아 허덕이지 말라..

너의 identity에 어떤 옷을 갖다 입히느냐?

진정 자신이 해 보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라

너의 정체성과 존재를 위해 culture 경작하라~~

주인적인 삶을 살아라....

 

강의가 끝나고.. 난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했다............

나도 모르게 아버지..어머니존재에 대한 어린시절 기억과 현재

엄마와의 관계에 죄스러움으로.........그냥 내내 눈물을 흘렸기에.....

 

어두움...굵은 비..

 커피한잔 잠시 나누고 헤어지자는 서로의 생각에

학교 및 버스정류장 앞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로 차안에서

잠시 마음을 나누고 마산으로 왔다..

 

 수업이 끝난 후 보게 된 친구의 문자..

.....40대 후반의 세 남녀가 멀리 노랑과 빨강이 물든 봉림산 자락에서

칠순의 노학자로부터 삶의 존재론적 가치에 대한 얘기에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함께 저녁은 못 했어도 한 친구의 배려로 따뜻한 음료를 함께 나누며 어린 날의 동창생이라는 관계론적인 훈훈한 정으로비오는 날의 수채화 같은 가을저녁을 짧게 보냈으니
..기쁨. 즐거움. 보람이 예(여기)~ 있으리!!!     오후 6시59분......

 

체바퀴같은 바쁜 일상속에서 잠시 벗어난 가을비같은 이야기를 듣고

마음여운을 가져본 시간이었다....

 

친구야  고마워............

Posted by 창동아지매(골목해설사) 김경년
비자비
원두커피 전문점 창동158-9 조성재

1980년대 창동가 에는 가배, 쥬노, 씨알, 어린왕자, ...
셀 수 없을 만치 크고 작은 공간이 많았었다.
제각기 뿜어내는 커피 향과 클래식 음악에 도시의 저녁은 언제나 풍요롭기만 하였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가면서 언젠가부터 그 공간들은 우리 곁에서 하나씩 사라져 가고
우리도 그 흔적들을 잃어버리고 묻힌 듯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중년이 된 지금에도 그 공간들이 있었기에
살아가면서 저마다의 가슴속에는 그리운 여인,
친구들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SINCE1987 비자비.

창동속에서
오랫도록 한 장소에서 변함없이 커피 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은
이제 비자비 한 곳 뿐이다.
 이 곳은 여느 커피집의 화려함의 분위기로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는다.

2층을 오르는 입구가 아주 좁다.
그래서 그냥 스쳐지나 버리기 쉬운 작은 공간이기도 하다.

나무계단을 오르면 유리창으로 둘러 쌓인 실내가 눈에 들어온다.

 

실내는 어두운 조명을 하고 있다. 테이블마다 작은 촛불이 켜져 있다.

창밖이 내다 보이는 곳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차를 마시는 연인도 있다.
그래도 이 곳을 변함없이 찾아주는 손님들은 아마 그 어떤 따뜻함이 있기에 잊지 않고 오고 있을 것이다. 그랬
다. 우리에겐 그런 공간이 함께 숨 쉬고 있었던 것이었다.

초록별다방 스타벅스..
커피빈..
고급스럽게 그려진 다양한 커피의 이름들은 젊은층의 커피애호가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한끼 밥값보다 비싼 값을 지불하고도
커피취향의 고급스러움을 연출하고 싶은 모습들..

상품을 통해 왠지 우아한 계층에 속하고 있는 듯한 과시..
브랜드 그자체의 매료에 
문화적취향을 높이고 있는 모습들...


아무래도 좋다.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화려하고 멋드러진 공간이 아닌
비자비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느끼기위해
그 곳으로 가보자.

따뜻한 커피 향에 듬뿍 취하며
흔들리는 촛불을 마주하고 벗과 나누고 싶은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풀어내보면 삶이 더욱 풍요로워 질 것이다.




 


Posted by 창동아지매(골목해설사) 김경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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