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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 가게 이야기

전통찻집 茶田

창동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통찻집 茶田. 주인의 단아함은 한결같다.   

 얼마전 오랫동안 자리를 지켯던 장소를 뜻하지 않게 옮기게 되었다.  

학문당서점 바로 위 2층. 예전보다 다소 넓은 편이라 이제사 제자리를 찾은 듯한 느낌이다.

재빠르게 변화하는 입맛에 흔들리지 않고 재료를 다듬고 시간을 재워 둔 각종 차를 보면서 

전통차를 내담는 마음.정성이 참으로 고맙기만 하다.

늘 처음처럼 ....2015. 12.7 월..


 


 


 


 


 


 



2008년 에전에 남겨둔 글과 함께>


 

여보게 벗
차 한 잔 마시게
그대 바쁜 마음 잠시 접어두고 이리와 앉으세 그려
세상살이 고달프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부귀영화 좋다지만 깨고 나면 꿈 아닌가
차 마시면 오래 산다네
차 마시면 영원복락 누린다네
여보게나 벗 차 한 잔 마시게나

현대의 풍요로운 삶 속에서
오랫도록 우리의 전통차를 고집하며 꿋꿋이
지켜가고 있는 다전의 주인장의 삶의 철학이 아름답게만 여겨진다.

창동사거리 가까이 
롯데리아 맞은 편 야시 골목길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층층이 계단을 밟고 3층으로올라가면

바쁜 일상을 뒤로 하고 잠시나마 우리 차 한잔에 휴식을 취할수 있는
 작은 공간이
하나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언제나 한결 같이 단아한 모습을 한 주인장이 맞이한다.


문 앞에 놓여있는
옹기종기 놓여져 있는 작은 소품들은 벌써부터 정겨움과 편안함이 맴돈다.


실내는 은은한 차향과 전통문양의 가구들,,
쉬어가는 벗들이 긁적인 마음의 흔적을 담은 노트..
그리고 다양한 다구들이 진열되어 있다.

이 곳은 1982년 처음으로 문을 열었었고
전통차가 익숙치 않던 시절이었던지라

녹차잔을 소주잔이라 여겼을 뿐 만 아니라
수구를 재떨이인줄 알고 담뱃재를 터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차를 마시면서 서로의 대립된 관념으로
 밤늦도록 이야기를 주고 받는 이들이 많았다고도 한다.
예전엔
거리에 늘어선 찻집을 거닐다 마음에 드는 곳에 들어가
차를 마시는 것이 하루의 일과였던 일들이었지만
오늘날에 있어서는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기 위해
찻집을 들어가는 일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 되었다.


인스턴터 커피가 이미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아
 굳이 공간속에서 즐기지 않아도 길을 거닐면서 차를 마실수 있는
지금은,
 茶道를 즐기는 전문 매니아들의 공간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지만

체바퀴 돌듯 움직이는 우리네 삶을 뒤로 하고
들숨 날숨을 느리게 호흡할 수 있는
 작은 여유로움을 위해 한번쯤 발길을 돌려봄 직도 한 공간이다.


바깥에서 쳐다보이는 다전...... 햇살아래 수줍게 나란히 앉은 미니화분

점심지난 시간...
가까이 있는 벗 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차 한잔 하러 사무실로 내려 오신다길래
마침
햇살이 드리운 창가가 눈에 쏘옥 들어왔다.
늘 한 공간속에서 있으면서
마음을 쉬고 싶었던 곳이지만
쉽사리 갈 수 있는 형편이 없었다..

문득 가고 싶은 설레임으로
몸과 마음을
다전으로 옮겼다...

어지러운 간판속, 화려한 색색의
다양한 상품들,, 아스팔트거리,, 거미줄처럼 휘감긴 전선줄,,,
 그 가운데
단순하게
느리게..고요히 목젖을 적시는
짧은 여여로움과 겸허를 위해..


따끈한 생강차....색이 너무도 예쁜 오미자차.... 꽃잎 띄운 찻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