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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 가게 이야기

비자비커피숍

비자비
원두커피 전문점 창동158-9 조성재

1980년대 창동가 에는 가배, 쥬노, 씨알, 어린왕자, ...
셀 수 없을 만치 크고 작은 공간이 많았었다.
제각기 뿜어내는 커피 향과 클래식 음악에 도시의 저녁은 언제나 풍요롭기만 하였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가면서 언젠가부터 그 공간들은 우리 곁에서 하나씩 사라져 가고
우리도 그 흔적들을 잃어버리고 묻힌 듯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중년이 된 지금에도 그 공간들이 있었기에
살아가면서 저마다의 가슴속에는 그리운 여인,
친구들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SINCE1987 비자비.

창동속에서
오랫도록 한 장소에서 변함없이 커피 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은
이제 비자비 한 곳 뿐이다.
 이 곳은 여느 커피집의 화려함의 분위기로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는다.

2층을 오르는 입구가 아주 좁다.
그래서 그냥 스쳐지나 버리기 쉬운 작은 공간이기도 하다.

나무계단을 오르면 유리창으로 둘러 쌓인 실내가 눈에 들어온다.

 

실내는 어두운 조명을 하고 있다. 테이블마다 작은 촛불이 켜져 있다.

창밖이 내다 보이는 곳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차를 마시는 연인도 있다.
그래도 이 곳을 변함없이 찾아주는 손님들은 아마 그 어떤 따뜻함이 있기에 잊지 않고 오고 있을 것이다. 그랬
다. 우리에겐 그런 공간이 함께 숨 쉬고 있었던 것이었다.

초록별다방 스타벅스..
커피빈..
고급스럽게 그려진 다양한 커피의 이름들은 젊은층의 커피애호가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한끼 밥값보다 비싼 값을 지불하고도
커피취향의 고급스러움을 연출하고 싶은 모습들..

상품을 통해 왠지 우아한 계층에 속하고 있는 듯한 과시..
브랜드 그자체의 매료에 
문화적취향을 높이고 있는 모습들...


아무래도 좋다.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화려하고 멋드러진 공간이 아닌
비자비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느끼기위해
그 곳으로 가보자.

따뜻한 커피 향에 듬뿍 취하며
흔들리는 촛불을 마주하고 벗과 나누고 싶은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풀어내보면 삶이 더욱 풍요로워 질 것이다.